장르: VR FPS(+PVE/인터렉션)
사용기기: HTC VIVE

(실)개발기간: 3개월(약 13~4주) - 총 5~6개월로 완료를 상정하였으나 완료 2개월을 앞두고 중지 됨

총 개발인원 : 12명
-기획자(=PM)1명, 원화1명, 애니메이터(=VFX)1명, 모델러5명, 프로그래머 3명, TA(=PD)1명
 
+원화가가 중간에 퇴사하여 리뉴얼 도중부터 TA가 원화를 겸임.
이 프로젝트는 원래 Jurassic Hunter(Project Hunter)로 진행되던 프로젝트의 개량판이다.
프로토타이핑 이후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하였으나, 당시 상부에서 헌터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매장에 설치하길 원했었기에 어영부영 하는 사이 회사 메인 개발 프로젝트로 자리잡게 되었다.

재직 내내 회사는-중간에 상호가 바뀌었다지만-3년이라는 기간동안 쥬라기시리즈를 모방한 공룡 이외에 회사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IP가 없었다(정확히는 판매하지 못함).

모태가 퍼셉션뉴런이란 모션캡쳐 기기를 사용 한 프로젝트 였던 만큼 상당한 시행착오를 전방위로 겪었으며, 도중 스크린 사격으로 변경 해 달라는 식의 요구들에 휘둘리다 간신히 "제대로 된 VR HMD"를 사용하여 게임을 만든다는 취지를 확립할 수 있었다.
개발 중 스크린사격용 게임으로 바꿔달라는 지시만 없었어도 중단되기 전에 완료되었거나 최소 알파버전을 빌드할 수 있을 정도로 꽤 많이 진행 된 프로젝트였다.
종래의 공룡컨셉에서 벗어나 설산+아포칼립스 컨셉으로 리뉴얼을 진행, 메싱 및 터레인+스포너까지 넣은 마지막 레벨.
최종적으로는 Steam허브에 1차 데모버전 등록을 목표로 개발하였으며, 2달 뒤 완료 될 예정이었다.
일단 기존 프로젝트의 테마가 공룡이었던 지라 배경 리소스가 에서 떨어질 수 없다는 점이 난관이었다.

식생(植生)은 제작 뿐만 아니라 최적화도 무척 어렵다. 그리고 공룡이라는 크리쳐 역시 3D모델링, 리깅/애니메이션에 있어 상당히 고도의 영역으로 여기지는 분야이다. TA로서 이렇게까지 안 좋은 것들만 모아놓은 경우를 마주치기도 힘들 것이다.

그리고 VR개발에서 터레인을 넣어야 할 경우,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 스샷은 퇴사 한 기획자의 기묘한 고집이 남긴 결과물.
기존의 잘못되었던 공룡들의 애니메이션과 리깅을 다 뜯어고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수정 할 공룡을 랩터, 티렉스, 프테라노돈 3마리로 좁혔다.

리깅의 경우 회사가 이전에 구입했던 터보스퀴드에서 발견되어(전임자 본인이 마야를 전혀 모른다는 이유로 마야 리깅파일을 삭제했었다) 다시 다운로드 받아 리깅파일만 빼 내어 기존 모델링을 수정, 바인딩하여 재작업했다. 이 과정에서 결국 애니메이션을 다시 만드는 상황에 마주쳤는데, 사내 모션캡쳐기기를 사용하여 작업시간을 많이 단축시켰다(포스팅 참고). 사실 리깅파일을 뜯어 수정하는 과정이 제일 오래 걸렸다.
이렇게 잘못 만들어진 것들을 수정하는 사이 나는 어느 새 PD가 되어있었다.
PVE게임방식을 유지하고 게임컨셉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회의를 거듭 한 결과 내린 결론은 공룡이 정말 노답이라는 것이었고,

결국 기획 단계에서 공룡컨셉을 통째로 밀어냈다. 정확히는 사용하더라도 차후 업데이트용으로 보류되었다.
컨셉은 에서 설산으로 과감하게 바꾸었다. 최적화를 하려면 일단 배경에서 나무를 빼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무튼 나무나 풀쪼가리가 나올만한 사항을 다 뺐다

라이트맵 빌드를 위해 일단 폴리지 기능이 요구되는 컨셉은 다 제외시켰다. 라이트맵 용량이 커지는 건 보통 폴리지 사용에서 기인한다.

터레인 사이즈는 대폭 축소시켰다. VR개발에서는 배경부터 캐릭터까지 모든요소가 현실 사이즈와 똑같은 크기로 제작된다.
모니터에서 비좁아 보이더라도 VR을 쓰고보면 엄청 넓어서 스포너를 좀 멀리 배치 했을 경우 텔레포트 하지 않으면 몬스터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배경과 마찬가지로 몬스터 스폰위치 역시 VR을 착용한 상태에서 작업하는 게 이상적이다.

컨셉 아트를 그릴 시간도 없어 배경 모델러와 실시간으로 레퍼런스 이미지를 교환하며 작업했던 오브젝트들을 다 끌어모아 재활용했다.

회사는 이전부터 밀리터리 위주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지라 포스트-아포칼립스(세기말) 컨셉에 맞는 오브젝트들이 많았다. 그리고 마침 에픽이 공식으로 매달 유료어셋을 무료배포 해 주는 이벤트에서 받은 Landscape Background를 참고하여 활용한 결과 예상이상으로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모니터 상에서는별로 감이 안 오지만, VR기기를 장착 한 상태에서 보면 라이팅이나 색감 설정이 잘 되어 분위기가 좋았기에 팀 사기가 많이 올랐다.

컨셉이 '안개가 잔뜩 낀 눈 덮인 폐허의 밤'이라 일단 단축키로 밤/낮이 바뀌게끔 기획자가 skysphere관련 블루프린트를 설정했다.
눈이 내리는 파티클이 도입 될 예정이었지만,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바람에 거기까지 진행하지 못했다.
원화가가 퇴사 직전 작업 한 몬스터 컨셉안. 당시 기획서가 방향이 조금 어긋 나 있어서 까마귀 외에는 활용하지 못했다.
까마귀 작업 후 진행 할 몬스터 컨셉안을 그릴 원화가가 없어 본인이 직접 그린 기초 설정화와 참고한 레퍼런스들을 토대로 모델러가 스컬핑>스샷을 받아 그 위에 질감텍스쳐나 리깅을 위해 분리해야 될 부분들을 다시 그려넣어 작업했다.
사실 모든 게 궁여지책이었다. 공룡이라는 컨텐츠를 감당하기엔 팀원이 거의 게임개발경력이 1~3년인 상태라(신입이 많았다) 언리얼의 레벨 볼륨 스트리밍 기능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UMG도 만져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 VR용 UMG 인터렉션자체를 TA인 내가 직접 만들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래머 리더를 설득하여 퍼셉션뉴런때문에 계속 거부당한 엔진의 버전 업데이트를 감행했다(4.18>4.20).

덕분에 4.20부터 도입 된 나이아가라를 사용할 수 있어 이펙트 작업이 상당히 원활했다. 프로그래머들의 걱정과는 달리 기초적 삽질에 시간이 많이 소비되지 않았고, 빌드테스트에서도 에러가 발생하지 않았다. 캐스케이드보다 접근성이 훨씬 뛰어난 나이아가라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당시 애니메이터가 이펙터 전향을 희망하고 있었기에 컨셉이나 타이밍, 포인트 등을 전달하면서 직접 리소스를 만들도록 지도했다.
참고로 그는 나이아가라를 한 번 써보더니 두 번 다시 캐스케이드를 켜지않았다...나이아가라에 절해야되요 캐스케이드 거지같아요
엔진업뎃과 더불어 기존 공룡컨셉부터 시도하려던 EQS(Environment Query System)를 본격적으로 테스팅 하기 위해 설산과 매칭되는 북극토끼(소형몬스터)를 새로 만들었다.
털 부분은 다른 어셋의 마테리얼을 참고하여 적용-최적화시켰다. 스샷으로는 털이 잘 표현되지 않지만, 확대하거나 맵에 직접 올려보면 털 특유의 질감이 잘 표현된다. Plane을 자잘하게 붙일 필요가 없어 기본적으로 모델링에서나 텍스쳐링에서나 상당히 편리한 기법이다.
(애니메이터는 좀 기겁 할 수도 있다)

북극토끼가 10~15마리정도 위 스샷포즈로 뭉쳐있다가, 유저시야에 인식되면 몇초 후 집단으로 벌떡 일어나 공격 하러 달려오는 컨셉. 실제로 구현 해 보니 생각보다 예상보다 훨씬 기괴하고 무섭기까지 했다. 대만족.
EQS의 경우: 빌드에 별다른 에러는 없었으나, 당시 너무 급하게 진행하였고 프로그래머가 언리얼을 처음 다루는 케이스라 전체적으로 많이 헤맸다. 플레이어를 인식하는 시간이 너무 짧게 설정되어 있다던가 스포너 영역이 너무 넓다던가,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많이 일어났다.
VR게임을 플레이 할 때 한 번쯤 으악!하는 리액션을 유도해야겠다 싶어서 모양새와 행동의 갭이 큰 북극토끼를 선택했었다.
프로젝트가 중지되기 직전까지 작업했던 인터렉션 용 몬스터. 원화에 스케치했던 까마귀와의 상호작용에서 착안하여 유저가 직접 나무에 인터렉션 가능하게끔 메쉬들을 좀 더 분리 한 뒤 리깅, 기본 애니메이션 임포트 후 인터렉션 설정을 위해 소켓붙일 곳을 찾고 있었다.
어쩌다보니 이 프로젝트의 PD를 겸임하게 된 나는 완벽함을 바라지 않았다-당시 팀 구성원들의 상황과 회사의 경향을 고려하여 하나의 VR프로젝트를 "제대로 완료"하여 타 플랫폼에 데모버전으로라도 등록 해 보는 게 궁극적인 개발목표였다. 이를 상부에 납득시키기 위해 수없는 설득을 반복하였고, 승인을 받았으나 프로젝트 완료까지 약 2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회사는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대단한 것을 만드려는 게 아니었다. 그럴 수도 없었다. 위에 기술했듯이 팀원들 중 상용화 경험은 커녕 프로젝트 하나를 제대로 끝내 본 개발자조차 드물었다. 나는 그런 팀원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료한다는 과정이 어떤것인지, 빌드해서 심사를 거치고, 업로드 하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하며 왜 그러한 경험이 더 가치를 인정받는 가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유저에게 기본적인 재미를 선사한다는 부분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가에 관해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무리한 요구에도 군말없이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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